서울 입주 2년차 전셋값 '급등'…송파구 2억 오르고, 헬리오시티는 4억 상승

입력 2020-01-31 11:33   수정 2020-01-31 11:34


서울에서 입주 2년차의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했다. 지난 2년간 서울 집값과 전셋값의 상승분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어서다.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경우 2억원이 넘게 오른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입주 2년차 아파트는 입주 이후 처음으로 전세계약을 갱신하는 단지다. 입주 당시에는 물량이 늘면서 전세가가 낮은 편이지만, 2년차부터는 제자리를 찾아가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세입자들은 계약 갱신에 부담을 느낄 정도가 됐다. 때문에 세입자들은 오른 금액만큼은 월세로 부담하는 '반전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이 1월13일 기준 입주 2년차인 아파트 460개 단지, 34만가구를 대상으로 전세금 인상액을 분석한 결과, 호당 3278만원을 추가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의 전국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2년 전 2억8400만원이었지만, 올해에는 11.5% 오른 3억1700만원이었다.

전체 아파트의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2년 전 대비 146만원 오른 2억4600만원에 그쳤다. 그만큼 새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률이 높다는 얘기다.

◆2년 전 입주폭탄으로 전셋값 떨어졌지만 '부메랑'

2018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10년 만에 0.65% 떨어졌다. 1990년 이후 역대 최대인 45만 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 시기 첫 입주한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맺은 세입자들이 매매가격 대비 낮은 전세가율로 들어갔다. 하지만 전세 재계약(2년)이 도래하면서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특히 입주 2년차 서울 아파트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서울 전체 평균보다 1.6배 가량 높다. 보증금 인상액은 7배에 달한다. 입주 2년차 아파트의 서울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2년 전 6억8600만원이었지만, 올해에는 1억400만원(15.2%) 오른 7억9000만원이다. 서울 전체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4억7700만원으로 2년 전 대비 1500만원 올랐다.

강남권 세입자들 부담이 커졌다. 서울에서 입주 2년차 아파트의 전세 도래 건수가 집중된 강남3구의 전세금은 1억원 이상 올랐다. 국토교통부 2018년 전세 실거래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준공 2018년 아파트의 전세 신고건수는 5181건으로 이중 강남3구가 28%를 차지한 1485건이다. 서초구는 675건(13%)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다.

송파구는 2년 전 대비 2억500만원 올랐다. 호당 평균 전세가격이 9억원에 달하고 있다. 2018년 1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9510가구의 헬리오시티 전세 매물이 한꺼번에 집중돼 당시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격이 0.59% 떨어졌다. 지난해 말 전세계약 기간 1년차 되면서 매매가격이 오르며 전세가격도 끌어 올리는 모습이다. 입주 당시 헬리오시티의 전셋값은 전용 84㎡ 기준으로 6억원 안팎이었지만, 최근에 나오는 물건은 9억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 달에는 10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강남3구 및 과천, 전세 보증금 1억 이상 올라

강남구의 입주 2년차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2년 전 대비 1억1800만원 오른 11억3400만원이다. 강남구 삼성동 삼성동센트럴아이파크(4월)와 일원동 래미안개포루체하임(11월) 두 단지가 올해 입주 2년차다. 서초구는 12억원 대비 1억1100만원(9.3%) 오른 13억1600만원이다.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신반포자이 등 5개 단지가 2년차 아파트다.

경기도 과천시 또한 전셋값이 급등한 지역이다. 2018년에는 7억5500만원이었지만, 1억1500만원(15.3%) 오르면서 8억7000만원이 됐다. 별양동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가 7월에 전세 만기가 도래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식정보타운을 기다리는 청약수요가 늘어나 지난해 과천 아파트 전세가격은 1.5% 올랐다.

전세시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에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을 제외한 입주 2년차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광역시에서 상승세가 가파르게 나타났다. 대구는 3억2800만원으로 5000만원 올랐고, 대전은 2억6300만원으로 4500만원 상승했다. 세종 또한 2억1700만원으로 4300만원 올랐다. 반면 부동산 시장 침체를 겪는 제주의 전세 보증금은 입주 2년차라고 할지라도 597만원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전세시장이 국지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전세시장에서 수요는 늘고 있지만, 전세 매물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청약 대기, 집값 부담에 따른 전세 선호, 재개발·재건축 이주 등이 겹쳐 전세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세금 및 대출 규제가 강화돼 갭투자가 감소해 전세 매물도 줄고 있다. 보유세 인상으로 집주인들이 전세에서 월세로 돌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 고가주택 보유자의 전세자금대출 제한, 올해부터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2년 거주 강화와 내년부턴 장기보유특별공제 거주 요건 추가 조건까지 더해져 임대 중인 자가 주택으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대기 중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전세 매물이 줄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지난 10월부터 줄어 12월 전세 거래량이 7128건으로 지난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반전세 거래량은 지난 12월 1528건 거래되며 전월(1139건) 대비 34% 증가했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전문위원은 “전세계약 연장을 앞둔 세입자들은 추가로 전세자금대출이 가능한지를 점검해보고 반전세나 월세로 갈아탈 것인지 현재보다 자금을 낮춰 이사할지 등의 철저한 자금 계획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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